[박정원 시인의 시에서 시를 찾기] - 터 / 박일만
 박일만  | 2022·08·26 13:35 | HIT : 47 | VOTE : 8 |
[박정원 시인의 시에서 시를 찾기]  

세정일보 2022.8.26일자



터 / 박일만


양식장 물고기는 수족관이 태 자리이고 무덤이다
사람 손에 태어나 사람이 되지 못하고 사람의 먹이가 될 뿐

사람도 신이 양식한다
지구 안에서 나고 죽는다
도시의 휘황한 빛을 좇아 모여 살다 사라진다

신이 집정한 지구는 거대한 공동묘지

육이오 전쟁 피난민인 아버지는 끝내 귀향하지 못하고
남녘에서 살다 남녘에서 돌아가셨다

신은 끝내 통일을 집도하지 않았다


【감상】
우주에서 보면 지구는 분명 조물주가 주신 귀한 선물입니다. 붉은 바이러스가 변이와 변이를 거듭하며 푸른 별을 위협하는 지금, “사람도 신이 양식한다”라는 정의 아닌 정의에서 신과 인간과의 관계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지구별 중에서도 아주 작은, 한쪽 귀퉁이에서의 동족상잔의 폐해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요. 끝내 고향땅을 밟아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통한이 “공동묘지”처럼 대물림으로 이어집니다. 분단국에서 태어나지 않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엉뚱한 궁리를 해본 적도 있습니다만, 우리가 처한 “터”의 한계점을 극복해줄 신은 없고, 개척해 나아가야 할 터가 무엇인가를, 시인은 아프게 넌지시 던져줍니다.(박정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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