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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
 박일만  | 2011·07·10 10:23 | HIT : 4,797 | VOTE : 263 |
커튼


입주부터 함께 산 여자
목덜미를 깨물며 어깨를 할퀴며
공중에 척, 묘기를 부리고 있네
아침저녁 번갈아 얼굴 바꾸며
잘 살아보자고, 엉켜보자고
쓰리거나 우울한 내 속을 다독이고 있네
계절마다 새로운 풍광을 보여주며
나의 온갖 냄새에 향수도 뿌려주고
습성과 비리를 세상에 소문도 잘 내는 여자,
장막이라 부를 수 없네
이곳 안에서 몸을 섞고 아이를 낳고 생을 꾸려 왔네
치마를 펼쳐 가정사를 산뜻하게 가리고
하루 두번 속곳을 보였다 가렸다 하는,
쓸데없이 힘만 센 내 거시기도
행위도 함께 즐긴 여자
평생을 그렇게 긴 치마 한 벌로
나를 붙들어 논 여자, 한 폭의 여자


<시인정신 2011, 여름호>
     
  나무 가족사  박일만 11·09·03 4097
    박일만 11·07·10 2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