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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집
 박일만  | 2012·06·22 06:26 | HIT : 2,977 | VOTE : 160 |
흙집


세배드렸다
까맣고 조그만 외할머니께

벌써 흙이 되고도 남을
부처가 되고도 남을 모습이었다

살아있는 흙이라니, 부처라니
죽음이 곧 문 밖이었다

젊어서는 가지 푸른 나무였을 것이나
한창때는 빛살 밝은 꽃나무였을 것이나
이제 욕망, 분노 따위 다 털어 낸 모습

오래오래 사시라고 세배드렸다

삶이 곧 죽음이요
죽음이 곧 삶이라는 경구인 듯
흙집 한 채 조용히 끔벅거렸다

<신생, 2012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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