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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박일만  | 2006·03·07 12:50 | HIT : 6,965 | VOTE : 706 |
중년



지푸라기가 몸속에서 자랐다
손목시계를 돌리면 시곗바늘이 모두 어그러졌다
시곗바늘은 꿈속을 화살처럼 날아다니고
새벽잠을 줄였다
지푸라기와 화살은 늘 같은 놀이를 했다, 몸속을 누비며
뛰어라, 가파른 언덕으로 나를 몰아부쳤다
속알머리 뻔한 마누라 투정이 머리를 깼다, 아프지 않았다
무뎌진 촉각이 얼굴에 그늘을 조각했다
화살 잃은 온달처럼 구겨져 잠입하는 집
아들 딸은 또 힘좋은 꺽정이 되달란다
동여맨 머리띠 풀어 놀 겨를 없이
혹惑바위 언덕에 다다르니
털끝하나 꺾을 수 없는 바람에도 자주 마음 무너진다
떠들썩한 고독만 자라났다
홀연히, 신새벽에 깨어 앉아 잠든 식구들 둘러보는 일 늘어
몸속에서 지푸라기가 자랐다
시곗바늘만 화살처럼 자라났다



<서시 2006.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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