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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場外
 박일만  | 2006·02·01 22:42 | HIT : 7,272 | VOTE : 847 |
장외場外


성능을 가늠 못할 시력들이 더듬는다
그들 모두는 바람든 가슴을 가졌다
허기로 다가온 손이 잔을 채우자
출렁대며 전등 빛이 알몸으로 잠수한다
사내들은 세상 고샅에서 닳아 온
지문을 찍어대며 태생을 잠시 잊는다
가슴 부딪치는 혼돈 끝 무렵
목을 꺾고 밤별을 무수히 담아
신산한 일상과 섞어 마신다
사내들 몸속을 파고드는 말간 전율
삶의 언저리에서 자주 굴절되던 의지를 세우려고
한낮을 달려온 몸 외려 비틀댄다
새벽을 수혈 받기엔 이른 밤부터 몇 번인가
금가는 아찔함을 맛봐야 하고, 왁자하게 세척도 하고
삶의 지론이 주섬주섬 피어나는 공간 속에서
비워지는 노동에 고단함만 지불 받는다
밤을 지새보지 않고서야 어찌 불빛이 스러져 가는
근본을 알 수 있겠는가
화려한 등장 끝에 마음 거두는 전등들
멱살 쥔 악다구니들도 헐렁해지는 자정 넘어 가면서
몇 방울의 불티까지 기울이는 술잔
속내를 비우자 주위에는 난장판만 남는다
포장 밖으로 튕겨져 나온 사내들 등 너머로
새벽이 비척비척 밝아오고 있다


<현대시 2006.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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