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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 배우는 여자
 박일만  | 2006·02·01 22:41 | HIT : 7,603 | VOTE : 824 |
수화 배우는 여자




지하역을 배경 삼아 무슨 연설하는지
문외한인 나로서는 감득할 수 없다
신문에 얼굴 잘렸거나 표정 기운 청중사이
허공에 말을 쏟아내는 하얀 손가락
이쪽을 향해 긴 문장을 보내온다
씨줄과 날줄이 무수히 쌓인다
쌓이자 오히려 그림이 되어
그 속에서 팔랑거리는 그녀, 나비가 된다
전동차가 다가와 창마다 나비를 가두자
그녀가 잠시 상영된다
느리게 문이 열리고 빠르게 닫히고
사람들과 창 속에 묶여지는 그녀
칸칸마다 따스한 그림이 내 걸린다
그녀의 손은 여전히 허공을 그린다
무엇일까, 그녀가 뱉아 놓은 색감과 질은
무엇이길래 소리도 뚫고 간격도 건너
반대편 예까지 연출 될 수 있었을까
전동차가 사라진 후 건너편엔
새로 끼운 캔버스 마냥 남는 큰 여백
남겨진 말들 내 속에서 독해를 기다린다




<현대시 2006.2월호>


     
  장외場外  박일만 06·02·01 7330
    박일만 06·02·01 9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