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말
 박일만  | 2023·08·21 15:09 | HIT : 153 | VOTE : 23 |
빈말 / 박일만


병원 출입 잦은 팔순 노모가
- 늙으면 죽어야지
   자식들 고생시켜 뭐하나
하신다

덜컥 가슴이 무너진다

나이 드실수록 기력도 떨어지고
온몸에 통증을 달고 사시다 보니
아예 삶을 포기하신 것 같아 가슴 아프다

끼니라고 해야 죽 몇 숟가락이 전부인 몸
점점 굽어지는 허리
가늘어지는 팔다리를 보니
내 엉덩이 살이라도 떼어 붙여드리고 싶다

뵈올 때마다 기력을 다해 반기시는 어머니
오늘도 끼니가 시원찮아 보이는데

골목에 확성기 소리 요란하다
- 싱싱한 야채, 펄펄 뛰는 생선이 왔어요

어머니, 주섬주섬 지갑 챙겨
트럭장사 아저씨 만나러 가신다


<맑은누리문학, 2023.하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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