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집
 박일만  | 2023·03·10 15:43 | HIT : 273 | VOTE : 27 |
까치집 / 박일만


겨울나무처럼 헐벗은 청춘이었을 때 나뭇가지를 모았지요

나무에 봄이 오고 새순이 돋을 때쯤 내게 온 당신과 함께 집 한 채 올렸습니다

가장 따뜻한 나무의 가슴께에 당신과 내 가슴의 털을 뽑아 방 한 칸 지었지요

집 밖은 얼기설기 거칠지만 방 안은 견실하고 따뜻합니다

바깥세상은 바람 불고 비 몰아쳐도 당신과 나의 땀이 밴 집은 안온하지요

그렇게
젊은 날에 찾아온 당신으로 인해 내 우듬지는 푸르게 부풀었습니다

지금도 나의 생은 당신과 함께
간당간당하는 세상에다 세간을 들여놓고 새끼 치며 무던하게 살아갑니다


<시인뉴스 포엠, 2023.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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