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처다부
 박일만  | 2023·03·02 12:42 | HIT : 283 | VOTE : 27 |
일처다부 / 박일만


제1의 남편이 노숙할 차례
양털을 덮고 별빛을 베고 잔다
오늘밤은 제2의 남편이 침실에 든다
남편을 들이는 건 아내의 몫
제1의 남편은 형이고
제2의 남편은 아우다
히말라야 고산족들
산소부족으로 계집아이 사망이 잦아
귀한 몸의 아내는 우애 좋은 형제를 모두
남편으로 들이고 산다
신의 율법을 받드는 거다
아이들의 근본은 아내만의 비밀
사내들은 눈대중으로 핏줄을 당겨 볼 뿐,
여자로 태어나 남자를 들이는 건
태고의 슬픔을 지닌 여자의 바탕이다
남자로 태어나 여자에게 들어가는 건
태고의 슬픔을 녹이는 남자의 빛깔이다
슬픔도 약이 되는 땅에 빙하는 흐르고
내일 밤에는 제2의 남편 아우가
양털 덮고 별빛 베고 잠들 것이다


<작가의 눈, 2022. 제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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