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원
 박일만  | 2023·03·02 12:42 | HIT : 284 | VOTE : 31 |
철도원 / 박일만


흔드는 깃발
기차가 멈춘다
철로가 소리소리 지른다

패전의 무기 같은 기차가
숨을 고르는 사이
옆구리를 뚫고
아우성이 쏟아져 나온다

흔드는 깃발
기차가 떠난다
철로가 다시 길게 눕는다

허리 펴고 심장을 박동시키는 사이
작별이 한숨을 쏟아 놓는다

삐-익, 폭-폭!
멈추는 소리와 떠나는 소리 사이
기차가 흰 머리칼을 풀어 놓는 사이

고개를 내밀어
멀어지는 기차의 후생을 보는 사이
그의 생애도
무게와 아우성을 싣고
짧게 머물다 길게 사라진다


<작가의 눈, 2022. 제29호>
     
  일처다부  박일만 23·03·02 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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