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북쪽 새
 박일만  | 2023·01·19 12:45 | HIT : 302 | VOTE : 21 |
강화 북쪽 새 / 박일만


안개가 자주 끼는 강물 위를
첨병처럼 오고 간다

피아를 가리지 않는 새들은
정찰비행을 하며
서로의 병영에 대고 고자질 한다

몇 발자국을 찍어야
건너편 목표물에 닿을 수 있을까
가늠하지 않는다

허공에 길을 내며
사람의 경계심을 흉내 내며
대검 같은 부리를 주억거릴 뿐

편대로 나는 새들은 그래도
패거리를 지어 다투지 않고
이쪽과 저 쪽 병영에 거처를 튼다

가지런히 착륙하는 두 다리가
잘 훈련된 초병을 닮았다

아침밥을 먹고 건너간 새들
저녁밥을 먹고 돌아오는 새들

사람들만 서로 다른 둥지를 틀었다


<한국작가회의, 2022. 연간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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