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일
 박일만  | 2022·11·09 14:37 | HIT : 77 | VOTE : 4 |
후일 / 박일만


당신을 보내고
사랑니를 뺐다

내 속을 슬그머니 뚫고
자리를 틀었던 당신

낮밤 없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해가 가고 주름이 늘 때까지
오롯이 한자리만 지키던
사랑니

사랑니 빼고 당신을 뺐다

사랑니 빠진 자리
당신을 파낸 자리
무덤이 무너진 듯 움푹 꺼졌다

깊게 패인 무덤은 한동안
비를 맞고
눈을 맞고
내 눈물을 받아먹으며
그렇게 덩그러니 살았다

당신을 보낸 자리
홀로 남은 사랑니를 뺐다
기어이 당신을 빼냈다



<시인뉴스 포엠, 2022.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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