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널목
 박일만  | 2021·07·01 06:42 | HIT : 86 | VOTE : 10 |
건널목 / 박일만


갈 때 가고 올 때 오라는 거
갈 때도 올 때도 잘 헤아리라는 거

검정 마음에 흰 그물망을 쳐놓고
그 속에 지시어를 깔아 놓고
안에 들면 익숙해지라는 말씀인 거

흰 도선 안에 뿌려놓은
수많은 지침들은 혼돈 속 질서인 거
제도권 안에서는
쓸데없는 동작이나 잡담도 말라는 거
허용된 동작에만 집중하라는 거

진리도 아니면서
사랑도 미움도 금하라는 특명인 거
잠깐 지나가는 빨강, 파랑, 노랑의 언어를
단숨에 알아차리라는
명령어 덩어리

그러고도 남는 시간이 있다 한들
멈추지 말라는 거

당신에게 건너가는 길도 온통
촘촘하다는 거


<빈터문학회 전자시집 제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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