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떼 - 육십령 56
 박일만  | 2021·03·12 07:23 | HIT : 200 | VOTE : 21 |
소 떼 / 박일만
- 육십령 56


인구 이만에 소가 사만이면
짐작이 가고도 남겠다

사람보다 소가 많은 군청 살림 뻔하다

이 소들이 동시에 발길질 해댄다면
산골은 물론 읍내까지 고강도 지진 나겠다

육십령을 넘어 오일장 갈 때 가끔 등도 빌려주고
앞서가며 달구지를 끌어주던 누렁이들

대대로 저 놈들은 뼈대 굵은 족속이었을 거다

이제 소는 많아도 용을 쓰며 논밭을 가는 놈들은 없고
살찌워 도축장으로 팔려가는 녀석들만 있다

사람보다 우대받는 놈들은 큰 눈을 껌벅거리며
죽는 줄도 모르고 몸집을 불린다

인구는 줄고 소는 늘어  
이제는 군청 살림을 소들이 좌지우지하는 시대이다


<작가의 눈, 2020. 제27호>
     
  소머리 국밥  박일만 21·03·19 195
  사과밭 - 육십령 44  박일만 21·03·12 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