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밭 - 육십령 44
 박일만  | 2021·03·12 07:21 | HIT : 20 | VOTE : 1 |
사과밭 / 박일만
- 육십령 44


구황작물을 찾던 군청에서
감자나 고구마 대신 신품종을 들였다
먹거리를 혁신하겠다던 군수님
공약사항이 적중했다
사람들은 금맥을 더듬듯
전답을 갈아엎고 사과나무 심었다
대를 이어 땅을 넘겨 준 조상님들께
죄송해하지 않았다
노다지를 캐리라는 생각에 은덕을 잊었다
한 해, 두 해
갈아엎어지는 전답이 늘어나고
봄 되면 꽃피고 가을되면 열매 맺었다
온 마을이 사과꽃향기에 취해갔다
사람들이 사과 빛깔에 물들어 갔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가
얼굴이 온통 붉게 익도록 농사일을 해도
흘린 땀 대비 수확은 뻔했다
능금 빛 공약사항에
뼈 빠지게 투자한 마무리였다

<작가의 눈, 2020. 제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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