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수명
 박일만  | 2020·10·31 07:03 | HIT : 44 | VOTE : 6 |
수명 / 박일만


힘차던 면도기가 멈칫거린다
쉬이 방전되고 기운 빠진다
목숨이 여기까지인가
겉모습보다 속은 더 삭았을 게다
삼백육십오일, 하루도 빠짐없이
사지와 오장육부를 뒤틀어 댔으니
음! 그럴 만도 하겠다
혹자는 유통기한 조작설을 제기 한다
제작회사 농간으로 애초부터 일정기간 지나면
날개에 녹이 끼고 부속도 헐도록 돼있다는,
체력이 바닥이라고 아예 드러눕는다
왕성한 근육을 자랑하던
식욕을 뽐내던 시절은 이제 지나간 것인가
기초 대사량이 떨어진 내 몸을 닮아간다
세상 구석구석을 잘도 돌아다니던 나
불멸을 자신하던 근육질이 흘러내린다
조물주가 사전에 조작한
수명이 다해가는 것이렷다


월간 <우리시, 2020. 11월호>
     
  배려  박일만 20·11·19 9
    박일만 20·10·31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