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사랑니
 박일만  | 2020·10·15 11:04 | HIT : 31 | VOTE : 2 |
사랑니 / 박일만


뺐다, 버티다가 늘그막에
하나도 아니고 두 개 뺐다
쓸모없다 충치만 양산한다 했다
오래 전부터 본성을 숨기고
내 몸속 겨우살이로 살아왔다
어지러운 세상
먹고살기도 빠듯한 세상에
빌붙어 사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닌데
주인도 눈치 채지 못하게
표정을 바꿔가며 천연스레 기생했다
어쩌면 나
힘깨나 쓰던 시절
이 여자 저 여자에게 함부로 연정을 품던
동물적 근성이 뾰족하게 나타나
세상에게 몽땅 들켜버린 것일 게다
그 헤픈 감정 다 뺐다
빼 버렸다

<현대시학, 2020. 9-10월호>
     
  중력  박일만 20·10·15 32
  오십견  박일만 20·09·09 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