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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과 담쟁이
 박일만  | 2020·07·10 22:55 | HIT : 115 | VOTE : 6 |
벽과 담쟁이 / 박일만


산다는 것은 색칠하는 일입니다
당신의 바탕이 있어 내가 번질 수 있지요

산다는 것은 기대는 일입니다
당신의 몸을 빌려 내가 자랄 수 있지요

산다는 것은 먼 길 가는 일입니다
당신의 다리가 있어 내가 걸을 수 있지요

산다는 것은 받쳐주는 일입니다
당신의 손이 없으면 나는 앉은뱅이지요

그리하여, 산다는 것은
서로 사랑하다 죽는 일입니다
당신의 생과 나의 생은 길이가 같지요

일생을 얽히며 걸어서
숨과 숨을 섞으며 달려서
꼭짓점에 도착하여 함께 사라지는 일이지요

산다는 것은


<시인정신, 2020.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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