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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박일만  | 2020·05·25 17:57 | HIT : 109 | VOTE : 13 |
비정규직 / 박일만


손님이 뜸한 날에는
불안이 몰려 왔다

주인의 미간이 일그러질 때마다 기온이 내려가
맑은 날에도 눈발이 날렸다

마음보다 먼저 몸이 반응을 해야 했고
관절과 관절이 아우성이었다

막간에 먹는 밥이 자주 목에 걸려,
그때마다
여자의 살아 온 내력이 게워졌다

빈 그릇들이 겪어 온 시절처럼
미끄러질까 가슴조일 때면
설거지 소리가
아이들끼리 부딪치는 숟가락소리 같았다
가슴에 도마무늬가 새겨졌다

주인이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 쪽잠을 청하면
가장의 부재가
살아야 할 이유에다대고 고함을 질렀다

좀처럼 덥혀지지 않는 쪽방,
벽에 신문지를 덧대고 살았다

<불교와 문학, 2020.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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