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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발라드
 박일만  | 2020·05·21 14:02 | HIT : 141 | VOTE : 16 |
감염 발라드 / 박일만


코에나 머물 줄 알았는데
가슴 속까지 와 박히시네요

코로나 들고 날 줄 알았는데
구멍이란 구멍 죄다 뚫고 다니시네요

숨을 죽이고 은밀하게
유전자를 가슴가득 부려놓으며
수많은 씨앗들을 퍼뜨리시네요

코에나 머물다 갈 줄 믿었는데
살 속까지, 뼈 속까지 파고 들어와
거대자본시장 흉내를 내는 당신,
터를 넓혀가는 당신의 무참한 행보에
지구가 온통 몸서리를 치네요

푸른 지구의 좀비가 된 인간에게
보란 듯이 인간의 바이러스가 되어
처절한 사랑을 하자시네요 흐흐흐

코에나 머물기를 바랐는데
한사코 한 몸이 되자고 강짜 부리며
인간이 시동 걸어 논 지옥행 막차를 타고
함께 떠나자고 막무가내로 끌어안네요


[시작메모]
바이러스는 저 혼자 생성되고 살아가는 것 아니다. 거기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고 결과가 있고, 그 과정에서 숙주가 있어야 살아간다. 살아서 퍼진다.
인간이 오기 전에 지구는 마냥 파랗고 청량한 행성이었다. 원시림에서 부는 바람은 맑은 햇빛과 만나 대지와 사랑을 하고 온갖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했다. 지상낙원 이었다.
그러나 인간이 나타나고서 부터 지구는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인간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긁히고 파이고 오염되어 지구는 부패돼 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야생에서 저희들끼리 잘 살아가고 있는 동물을 잡아먹고, 학대하고 온갖 야만적인 행위를 일삼는 인간, 인간의 잔인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래서 지금 지구는 골병을 앓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각을 못하고 지속적 파괴행위를 하고 있는 인간, 인간이라는 암종들이 득실대고 있는 지구의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다. 우리는 지금 이렇게 무지몽매한 시대에 살고 있다.
하여 조물주가 바이러스를 지구에 내려 보내서 소리 없이 인간을 단죄하고, 괴멸시켜서 원래대로 지구를 푸른 낙원으로 복원하려는 것이다.
이것은 업보(業報)이다. 코로나-19가 그 증거이다. 인간들의 자성이 필요한 시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파괴행위는 중단돼야 한다. 지구에게 사과해야 한다. 용서를 빌고 지구를 치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류는 결국 멸종될 것이다.(박일만)

< 빈터, 2020. 동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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