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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박일만  | 2019·10·19 06:38 | HIT : 89 | VOTE : 5 |
청문회 / 박일만


취재진이 몰려들고
영감님들이 자리를 잡는다
플래시가 터지고 방송 필름이 돈다
짐짓 근엄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지고
급기야는 삿대질하며 야단법석이다
후보자는 연신 죄송하다, 국민께 사과한다고
두손 두발 비벼댄다
감투 앞에 속수무책 머리를 조아린다
질책의 수위를 높여가며
험악한 분위기가 전국에 연출된다
그럴듯한 찬바람이 한나절 불어댄다
이윽고, 지루하게 돌던 카메라가 철수하자
장내 온도가 돌변한다
영감님들은 말랑말랑한 질문과 함께
숙원사업 해결 청탁성 주문을 한다
후보자의 표정이 대번에 뻣뻣해진다
정쟁으로 팽팽하던 장내가 화기애애해진다
형님, 아우님, 선배님, 동지가 된다
필름이 돌지 않아 국민들은
잘 편집된 반토막짜리 드라마만 본 것이다


<두레문학, 2019. 하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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