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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
 박일만  | 2019·10·01 15:01 | HIT : 68 | VOTE : 3 |
이모


돈 벌러 외지로 간 남편이 행불처리 되자
호적에 빨간 줄 그어놓고 사셨네
노점상으로 키운 자식들 홀씨처럼 흩어지고
이 집 저 집 전전하셨네
궂은 날은 좌판 접고 화투패 떼가며
일진도 사납게 홀로 사신 단칸방
계약기간 끝나 더 변두리로 이사 가시네
- 죽어서 이월 새나 될까
- 죽어서 구월 국화나 될까
화투패는 궂은 날을 잘도 맞히는데
단출한 짐마저도 업이라 무겁다 하시네
다 버리고 십이월 비나 될까 하시네
묵은 장롱을 들어내자 벽에 핀 곰팡이가
정 떼기 아쉽다고 냄새를 묻혀주네
1톤도 안 되는 세간을 싣고 보니
짐 칸 반쪽은 폐허가 다 차지했네

<실천문학, 2019.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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