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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 - 제부도 15
 박일만  | 2019·09·07 07:32 | HIT : 101 | VOTE : 6 |
끈    
   - 제부도 15


나날이 늘어갑니다

수평선이 실눈을 마저 감고
황혼 속에서 날개 접는 섬

서로를 조금씩 비껴 나앉은 빛이
소나무 숲에 끝내 몸을 던지고 나면
길을 내 주다가 길을 거두는 바닷가 집들

하나 둘 등불 꺼지고 그의 마음도 꺼지고
돌아앉은 뒷모습이 대신 많은 말을 건냅니다

매달려선 안되겠지요

우리의 꺼져가는 추억이 흔들리며
고단히 산을 넘고 출렁이며 물을 건너 와
빛을 사루는 밤을 닮아 갑니다

그래요 흔들려선 안되겠지요

그림자를 붙안고 맴돌던 길이
낭패감에 긴 꼬리를 감추고는 합니다

태양이 길을 오래도록 잇지 못하고
떨면서 흔들리면서 지나가는 시간부터
그를 베고 눕는 날이 늘어갑니다

잠 못 이루는
나날이 그렇게 늘어갑니다

<우리시, 2019.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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