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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 제부도 14
 박일만  | 2019·09·07 07:31 | HIT : 61 | VOTE : 2 |
풀꽃     
   - 제부도 14

              
빈자리를 채울 줄 안다

외진 몸이 외진 몸끼리 부대껴가며
등 두들겨 줄줄 알고
쓰러지는 어깨도 받쳐 줄줄 안다

한 줌도 안 되는 흙을 그러쥐고 있어도
한 평도 안 되는 땅에 몸 박고 있어도
펼쳐진 갯벌같이 넉넉한 마음속에
따뜻한 방 한 칸씩 들이고 산다

있는 것 다 내주어도
껴안을 것이 참 많은 몸들

발길 드문 빈자리에 살면서도
들판마다 언덕마다 등불로 피어난다

작은 몸들이라고
슬픔이다, 애처롭다 누가 말 하는가

흐뭇한 모습 보며 바다는 외려 품 넓어진다

떠도는 마음에 심지를 깊게 심어주는
오랜 좌표들이다

<우리시, 2019.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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