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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밥
 박일만  | 2019·07·31 06:52 | HIT : 154 | VOTE : 10 |
찬밥


아이가 남긴 찬밥을 먹다가
당신을 생각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밥을 짓던
그 마음이 생각나 울컥 합니다
아침저녁을 가리지 않고 짓던 밥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짓던 밥
아무도 눈치 채지 않게
온기를 불어넣고 짓던 따뜻한 밥
허기진 식구들 한시도 소홀치 않는 마음 담아
시간을 쪼개어 밥을 짓던
당신이 생각나 눈물 납니다
차가운 일터에 있을 당신을 생각하며
따뜻한 밥이 주는 애틋함을 생각하며
찬밥을 먹습니다
아직은 세상 물정에 어두워
차가움과 뜨거움의 차이를 모르는 철부지에게
따뜻한 밥의 내력을 설파하고
밥 속에 담겼던
당신의 마음을 헤아려 봅니다
남겨진 찬밥을 먹고도
당신이 갓 지은 밥을 생각하면
내 몸도 어느덧 더워집니다

<맑은 누리 문학, 2019.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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