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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 - 육십령 9
 박일만  | 2019·07·08 23:23 | HIT : 197 | VOTE : 13 |
빈 집
- 육십령 9


화장기 없는 꽃들이 모가지 내밀고
삼삼오오 몸 묶고 서 있다
봄볕에 기다림이 석자나 자라난다

마당가에 버려진 세간들이
서로의 생채기에 대고 입김을 불어 준다

어디선가 나타난 들고양이 한 쌍
봄을 타는지
애정행각에 한창 열을 올린다

발밑에선 잡풀들이 아프다! 아프다고
내 발목을 휘감으며 소리친다

미처 떠나지 못한 겨울바람 한 뭉텅이가
지붕을 한번 냅다 들었다 놓고
휑하니 간다

따뜻한 봄날이 평상에게 낮잠을 청하자
낮달이 먼저 와서
제 집 인양 늘어지게 자고 간다

<다층, 2019.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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