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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령 2
 박일만  | 2019·07·02 23:40 | HIT : 127 | VOTE : 12 |
육십령 2


겨울이 막 떠난 논밭에다 들불을 지피며
자운영 꽃이 피었지
산 속 토끼들도 배가 고프던 시절
분홍 빛 튀밥이 지천으로 터지고
꽃밭에 누워 나는 시장기를 몰래 달래곤 했었지
자운영이 한창일 무렵이면
게으른 소를 앞세워
남의 논 써레질 품팔이를 하시던 아버지 곁에서
나는 종아리에 붙은 거머리에게
피를 나눠주곤 했었지
파랗게 비워 진 하늘에서 공중돌기를 하며
강남제비가 돌아오는 봄날이면
자운영! 제 몸을 꺾어
다디단 향기를 땅 속 깊이 묻곤 했었지

<문학청춘, 2019.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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