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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 꽃
 박일만  | 2019·05·18 06:40 | HIT : 242 | VOTE : 26 |
꽃게 꽃


깊거나 얕거나
바다색으로 살아갑니다

한번 물면 쉬이 놓지 않는 근성과
집게발로 세상을 꽉 움켜쥡니다

무쇠처럼 단단한 무기를
몸에 지니고 사는 생은 버겁습니다

속내만큼은 환합니다

어느 날 그물에 걸려 뭍으로 나와
된장, 고추장을 온 몸에 두르고
뜨거운 물을 뒤집어쓰고 후끈 달아올라
붉은 꽃으로 환생 할지언정,

접시에 올라 사지를 펼치자
생이 수북하게 꽃으로 피어납니다
죽어서 피는 열정의 꽃입니다

백그라운드 자체가 흐릿한 나의 생은
언감생심 흉내 내지 못할 색깔입니다

양념 한번
제대로 칠하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문학과 사람, 2019. 여름호>
     
  개망초 꽃  박일만 19·05·18 287
  첫 무늬  박일만 19·05·18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