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시 배달 93 - 살다가 보면 / 이근배
 박일만  | 2023·02·16 07:41 | HIT : 81 | VOTE : 23 |
살다가 보면 / 이근배


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서
떠나보낼 때가 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어둠 속에 갇혀
짐승스런 시간을
살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너스레】
생을 살아가다보면 참 많은 일을 겪곤 합니다. 한 사람의 생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여정이기 때문이지요. 그런 가운데 때로는 성공도 하고 때로는 좌절을 겪기도 하고, 기쁨도 누리고 슬픔도 맛보곤 합니다. 이 과정에서 겪는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사랑을 빼놓을 수 없지요. 인간에게 사랑은 운명입니다. 아무리 혼자서 살아간다 해도 한번쯤은 사랑을 하게 됩니다. 조물주가 인간을 창조하면서 그렇게 음양의 이치에 맞게 살라고 임무를 부여했습니다. 그 덕분에 인류는 멈추지 않고, 멸망하지 않고, 대대손손 이어져 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처럼, 살다보면 우리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합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어쩔 수 없이 사랑을 포기도 하고, 뜻하지 않게 사랑을 잃고 짐승처럼 속으로 울며 살기도 합니다.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임을 여기서 알 수 있습니다.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는 게 인간입니다. (박일만 시인)

<박일만 시인>
·전북 장수 육십령 출생
·2005년 《현대시》 신인상 등단
·<송수권 시문학상>, <나혜석 문학상> 수상
·시집 『사람의 무늬』, 『뿌리도 가끔 날고 싶다』, 『뼈의 속도』, 『살어리랏다(육십령』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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