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시 배달 85 - 이별 / 조병화
 박일만  | 2022·06·19 15:52 | HIT : 63 | VOTE : 9 |
이별 / 조병화


헤어지는 연습을 하면서 사세
떠나는 연습을 하면서 사세

아름다운 얼굴
아름다운 눈
아름다운 입술
아름다운 목
아름다운 손목

서로 다하지 못하고 시간이 되려니
인생이 그러하거니와
세상에 와서 알아야 할 일은 떠나는 일일세

실로 스스로의 쓸쓸한 투쟁이었으며
스스로의 쓸쓸한 노래였으니

작별하는 방법을 배우며 사세
작별하는 말을 배우며 사세

아름다운 자연
아름다운 인생
아름다운 정
아름다운 말

두고 가는 것을 배우며 사세
인생은 인간들의 옛 집

아, 우리 서로 마지막을  
배우며 사세


【너스레】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사람도 변하고 사랑도 변하고, 천지만물도 변해서 때가되면 자연으로 돌아가거나 잊혀 집니다. 시인은 인생을 혼자만의 쓸쓸한 투쟁으로 비유하며 달관의 이미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사랑과의 이별뿐만이 아니라 인생과의 이별을 사전에 준비하자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잠시나마 소유했던 모든 영화와 애욕과 미련을 버리고 미리 세상에서 떠나가는 연습을 하자는 것입니다. 우주의 긴 역사에 비춰볼 때 인간의 일생은 찰나에 불과합니다. 짧은 인생이니 만큼 언제든지 자연으로 돌아가는 마음자세를 갖자는 말씀입니다. 인생은 인간들이 각자 혼자서 살다가 버리고 떠나는 낡은 집에 불과합니다. 언제든지 버리고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를 하며, 마지막 작별인사를 배우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남겨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웰빙다이(Well-being die), 잘 죽는 것도 잘 사는 것보다 아름다운 일이자 축복입니다. 언젠가는 우리 남남으로 헤어집시다.(박일만 시인)


<박일만 시인>
·전북 장수 육십령 출생
·2005년 《현대시》 신인상 등단
·<송수권 시문학상>, <나혜석 문학상> 수상
·시집 『사람의 무늬』, 『뿌리도 가끔 날고 싶다』,『뼈의 속도』,『살어리랏다(육십령)』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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