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시 배달 76 - 노브라를 위하여 / 이재무
 박일만  | 2021·10·20 06:15 | HIT : 119 | VOTE : 64 |
노브라를 위하여 / 이재무


암말 같은 여자가 보고 싶다
브라 벗고 맨가슴 내밀어
활기차게 걷는 도발을 보여다오
걸을 때마다 샘물 솟는
젖살은 얼마나 고혹적인가
칭얼대는 아이
젖 물려 달래는 모성이여
브라 속 굴욕,
가짜 교양 남근의 시선 따위
벗어버려라, 상술에 속지 마라,
비 다녀간 여름의 야자수처럼
싱싱하고 푸른 노브라
발랄, 생동하는 거리를 위해
여인이여, 다산의 풍요
물컹, 봉긋한 자랑을 보여다오


【너스레】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싱싱한 야자수처럼 열매를 보듬어 키우는 유방, 유방은 위대합니다. 인류의 신령스런 유산입니다. 도발, 고혹, 모성 중에서 그래도 모성의 가치를 제일먼저 보여줍니다. 버젓이 꺼내 놓고 아이에게 젖을 물려도 전혀 흠이 되지 않는 사회, 이러한 시선을 가진 사회야말로 건강한 사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태초부터 유방은 성적대상이 아니라 다산을 상징하는 존재였습니다. 남성들을 위한 혹은 스스로를 과시하기 위한 신체가 아닙니다. 이러한 고정관념 따위는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그러므로 불시에 후손에게 젖을 먹이는 행동을 해도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그 자태는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입니까? 수치스러움이 아니라 오히려‘봉긋한 자랑’입니다. 브라 없는 사회(?)를 위해 인류는 또 노력해야 합니다. 도발적이고 고혹적이지만 유방은 그 자체가 모성입니다. 그 모성 앞에서면 옷깃을 여미게 되고 또한 경건해 집니다. (박일만 시인)


<박일만 시인>
·전북 장수 육십령 출생
·2005년 《현대시》 신인상 등단
·<송수권 시문학상>, <나혜석 문학상> 수상
·시집 『사람의 무늬』, 『뿌리도 가끔 날고 싶다』, 『뼈의 속도』, 『살어리랏다』 등
  ☞ <뿌리도 가끔 날고 싶다> 우수 문학도서 선정
  ☞ <뼈의 속도> 송수권 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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