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시 배달 74 - 양귀비꽃 / 오세영
 박일만  | 2021·09·15 12:42 | HIT : 125 | VOTE : 73 |
양귀비꽃 / 오세영


다가서면 관능이고
물러서면 슬픔이다
아름다움은 적당한 거리에만 있는 것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도
안 된다
다가서면 눈멀고
물러서면 어두운 사랑처럼
활활
타오르는 꽃
아름다움은
관능과 슬픔이 태워 올리는
빛이다


【너스레】
양귀비의 꽃말은 다양합니다. 색깔별로 제각각입니다. 흰 양귀비는 잠, 망각이고 붉은 양귀비는 위로, 위안, 몽상이며 자주색양귀비는 허영, 사치, 환상 그리고 개양귀비는 약한 사랑, 덧없는 사랑입니다. 시인은 이들 양귀비 중 대표격인 붉은 양귀비를 택해 노래했습니다. 그러면서 옛날 중국 황실의 왕비를 떠올렸을 것입니다. 붉은 색은 관능적이고 매혹적입니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히 정열적인 색깔입니다. 그래서 눈이 멀더라도 그 꽃에 다가가려 합니다. 몸을 활활 태워버리고 싶어 합니다. 이윽고 색이 너무 심오하고 깊어서 슬픔덩어리라는 생각에 이릅니다.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지 않으면 슬프도록 모든 게 다 타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재만 남습니다. 상대에 대한 사랑이 넘칠수록 냉정을 유지해야합니다.(박일만 시인)

※ 양귀비(楊貴妃) : 중국 당나라 현종(玄宗)의 비(妃)(719~756). 이름은 옥환(玉      環). 도교에서는 태진(太眞)이라 부른다. 춤과 음악에 뛰어나고 총명하여 현종의     총애를 받았으나 안녹산의 난 때 죽었다.


<박일만 시인>
·전북 장수 육십령 출생
·2005년 《현대시》 신인상 등단
·<송수권 시문학상>, <나혜석 문학상> 수상
·시집 『사람의 무늬』, 『뿌리도 가끔 날고 싶다』, 『뼈의 속도』,
       『살어리랏다』 등
  ☞ <뿌리도 가끔 날고 싶다> 우수 문학도서 선정
  ☞ <뼈의 속도> 송수권 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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