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시 배달 60 - 커피 / 박일만
 박일만  | 2021·02·14 13:36 | HIT : 3 | VOTE : 0 |
커피 / 박일만


그리움은 쓴가
핏빛이어야 하는가
혀끝을 굴리며 생각한다

어느 생의 한이 무덤가로 뻗쳐
어둠 속에서 피어났다
생혈을 닮았다

떠난 사람보다
남겨진 사람의 눈물 맛이고
눈물이 떨어져 땅속을 물들인 죄의 빛이다

맛이 쓰고
잠도 오지 않는 연유

밤낮으로 그리워한 맛이다
낮밤으로 그리워한 빛깔이다


【너스레】
커피 꽃의 꽃말은 ‘너의 아픔까지 사랑해’입니다. 한 여자가 떠나간 남자를 그리워하다 죽어서 무덤가에 피어났다는 꽃, 그 꽃의 열매가 커피라고 합니다. 커피의 어두운 색은 여자의 피눈물이 땅에 떨어져 흙과 섞여서 그렇답니다. 간절한 기다림이 쓴맛의 이유이고 밤낮으로 기다린 마음 때문에 마시면 잠이 오지 않는 답니다. 그윽한 향기는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여자의 절절한 마음이 흩날리기 때문이랍니다.

애절한 사연이 담긴 커피, 사랑의 끝이 설화가 되었습니다. 쓴 맛은 어쩌면 저주의 맛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쓴맛을 지우려고 사람들은 씨를 볶고 설탕을 타는 등 가공을 하는 가 봅니다. 그렇게 해서 사랑의 맛과 같은 단맛과 구수한 맛을 애써 만들려는 것일 겁니다.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한 인간들의 사랑은 영속적일 것이기 때문이지요. 버리기 힘든 인류애의 한 방편일 것입니다. 그윽한 커피 향이 풍기는 날입니다.(박일만 시인)


<박일만 시인>
·전북 장수 육십령 출생
·2005년 <현대시> 신인상 등단
·시집 『사람의 무늬』(애지), 『뿌리도 가끔 날고 싶다』(서정시학),
       『뼈의 속도』(실천문학)  등
  ☞ <뿌리도 가끔 날고 싶다> 우수 문학도서 선정
  ☞ <뼈의 속도> 송수권 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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