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먹는 저녁 / 이상국
 박일만  | 2023·03·05 19:19 | HIT : 93 | VOTE : 29 |
라면 먹는 저녁 / 이상국


섭섭한 저녁이다
썰렁한 어둠을 앉혀놓고
눈 내리는 고향을 생각한다
마른 수국대궁에도 눈은 덮였겠지​

​고만고만한 지붕 아래서 누가 또 쉬운 저녁을 먹었는지
치킨 배달 오토바이가 언덕배기를 악을 쓰며 올라가고​

​기운 내복 같은 겨울 골목
주황색 대문집
페이스북으로
이름만 아는 여자가 나를 찾아왔다
머리에 눈을 이고 왔다
어디선가 다들 외로운 모양이다​

​산간 지방엔 폭설이 내린다는데
쓸데없이 섭섭해서
밥은 늘 먹는다고
저녁에 라면을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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