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포리역 / 김명기
 박일만  | 2022·11·24 14:13 | HIT : 6 | VOTE : 3 |
심포리역 / 김명기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가보기에 좋은 곳이리
세상에 아주 없는 주소지처럼
애써 기억하지 않아도
첫차도 막차도 없으니
애달프게 기다릴 마음조차 없는 곳
도계나 통리쯤에서 기차를 타고
멈출 듯 지나치다 보면
지금쯤 붉은 개옻나무 옆
잎 진 벚나무나 개나리 더없이 쓸쓸할 그 곳
아직도 곡진하다는 말 마음속에 품었다면
완곡한 철로 변에 우두커니 서서
어둠처럼 밀려가는 컴컴한 침목 사이
차곡차곡 내려앉은 녹슨 자갈들이
서로 모서리를 맞대고 갈라진 틈의 무게를
어떻게 견뎌내는지 헤아려보아도 좋을 일
그래도 떠나보낸 당신 마음이
도저히 내려설 수 없는 곳이거든
아예 오지 않은 듯 돌아서도
아무도 기억하는 이 없으리, 어차피
아주 없는 주소지처럼 세상에 서 있을 그 곳



     
  초당 두부 / 노향림  박일만 22·11·2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