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 짜장면 / 신원석
 박일만  | 2022·01·06 13:43 | HIT : 14 | VOTE : 8 |
차이나타운 짜장면 / 신원석


문득 50여 년 전이 그리워진 엄마가
인천 자유공원을 짚었다
짜장면을 먹느라 시커메진 육촌의 입을 보며
얼마나 웃으면서 짜장면을 먹었는지 모른다며
육촌과 함께 거닐던 50년 전 차이나타운이
갑자기 보고 싶어졌다고 했다

엄마보다 다섯 살이 많은 육촌은
방학 때만 며칠 횡성에 내려왔다가 다시 대처로 돌아가곤 했는데
지나다니는 중국인들을 쳐다보며 짜장면을 먹은 다음날이면
마루 모퉁이에 깨끗한 노트와 연필 몇 개를 남겨두고
무심히도 떠나버렸다고

안 쓰는 서랍장에 노트랑 연필을 쓸어 넣고
소여물을 쑤러 나가야 했던 열다섯 살

열심히 풀을 씹고 있는 송아지에게
짜장면을 먹여주고 싶어 슬퍼졌다는 엄마는
줄기차게 울어대는 세 살짜리 막내 이모를 등에 업고
울지 마라 울지 마라 달래다가 마침내 당신도 엉 울어버렸다고 했다

그땐 다들 그랬다고
중금리의 소들은 모두 학교 안가는 여자애들이 키웠다고
세 살짜리 혜숙이도 열다섯 살짜리 명근이도 그땐 모두
소처럼 자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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