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일보 / 채풍묵
 박일만  | 2021·12·25 11:52 | HIT : 29 | VOTE : 15 |
진일보 / 채풍묵


​해인사 해우소는
공양간 곁에 있다
멀어야 할 것 같은
둘 사이가 가깝다
가슴에 탑을 세운 이들이
공양을 마치고 들어선 후
한 쪽 어디선가
짧게 힘주어 끊는
묵언 수행의 된 호흡
선방에 들지 못한 나는
소변기 앞에 서서
소변기 위에 붙은
진일보進一步 문구를
화두 삼는다
한 걸음 더 가까이
면벽을 하고
풀 것은 풀어 버리고
부르르 진저리치는
진일보
한 때 간절하게 얻은 것들
내 안에서 따뜻하게 녹여
한 방울도 흘리지 말고
내려놓고 가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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