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어 / 장문석
 박일만  | 2021·03·14 22:14 | HIT : 6 | VOTE : 1 |
공어 / 장문석


올겨울에는 거기
산정호수에 가봐야겠다
꽁꽁 얼어붙은 얼음판에 좌정하여
꼭 한 뼘만 한 구멍 법석을 뚫어놓고
비로소 은둔의 만행에서 돌아와
탁발 보시를 행한다는
공어 스님을 모셔봐야겠다
그간의 만행 수행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맑고 통랑하기가 이루 형언할 수 없어
뼈와 내장까지도 훤히 들여다보인다는데
그래서 빙어라는 속명보다는
공어라는 법명이 더 어울린다는데
올겨울만큼은 꼭,
그 높은 법문을 청해 봐야겠다
무성하게 헝클어진 머리칼은
어떻게 빗질을 하며 옆구리 터진
밥솥은 어떻게 땜질을 하는지
삼가 귀 기울여 합장도 해봐야겠다
또한
공양과 미끼를 구별치 못해
뭇 낚시꾼들의 표적이 되었음에도
탁발 보시는 왜 나서는 것인지
생사를 넘나드는 경지가
정녕 그것뿐인지
눈도 한번 슬쩍, 흘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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