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 장문석
 박일만  | 2021·03·11 22:05 | HIT : 5 | VOTE : 1 |
소나기 / 장문석


가시나, 저 가시나, 봄철부터 몸이 달아 능선과 계곡마다 들큰한 살내를 그림자처럼 달고 다니던 저 가시나
불길이 살아, 초록 번들대는 불길이 살아

오늘은 느닷없이 속치마 훌렁 뒤집어 가쁜 바람 앞세우더니
야생마를, 검푸른 길가의 야생마를,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훌쩍 올라타고는
입에 단내가 나도록 휘달려라

순간
매미도 멧새도 숨을 죽인 아뜩한 적요

아니나 다를까, 한 마장도 지나지 않아
부끄러라 부끄러라, 비로소 안개이불 휘덮어 다리를 꼬건만
슬쩍 드러난 사타구니를 보면, 거기께로 쏟아지는 허연 폭포수를 보면

누구도 알겠네
저 가시나
하마 배불러 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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