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선 / 김상미
 박일만  | 2021·03·08 08:43 | HIT : 6 | VOTE : 1 |
난파선 / 김상미


그와 내가 닮은 점은
부서지고 가라앉으면서도
서로를 열렬히 원한다는 점이다

사랑을 가지고도 아무 일도 하지 못할 때
나약한 인간들은 자신을 거세하고
사랑의 통증이 헌신적으로 심신을 좀먹는 걸
그냥 두고 즐기지만

세상엔 아무리 더럽히려 해도 더럽혀지지 않는 게 있다

그것은 많은 배들이 바다 밑으로 가라앉으면서도
절대 바다를 원망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와 내가 닮은 점도 그런 것이다

끝없이 가라앉고 부서지면서도
서로를 열렬히 원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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