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의 說法 / 이원규
 박일만  | 2021·03·06 09:26 | HIT : 6 | VOTE : 1 |
겨울나무의 說法 / 이원규


늦가을의 나무들
출가를 한다
스스로 삭발을 하고
단식 정진을 시작한다

까치집
그대로 둔 채
삭풍이 마구 흔들어도
나무는 이미
입산한 사문沙門이다

스님, 날이 너무 찹니다
춥지 않으면
어찌 나이테가 생기겠느냐?
끽다거喫茶去, 차나 마시거라
저의 몸에도 나이테가 있습니까?
찻잔을 튕기고
파문을 들여다보아라
안절부절못하는  
네 삼생三生의 나이테다

겨우내 장좌불와 수행 중인
나무, 나無, 南無
설법을 들으며
언 땅에 무릎을 꺾는다
어휴, 씨발, 추워 죽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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