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 김환식
 박일만  | 2021·03·04 07:27 | HIT : 5 | VOTE : 1 |
개미 / 김환식


사무실 창가에 앉아
봄이 오는 먼 산과 담소를 나누다가
그냥 무심코 일어서려는데
얼핏 무엇을 밟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혹시나 싶어, 발을 옮겨보니
글쎄, 개미 한 마리가 납작하게 밟혀있는 것이 아닌가
참담했던 지난겨울도 잘 견디고
잠시 봄나들이를 나왔을 것인데
순간의 방심으로 생명 하나를 거두었다 생각하니
철렁 가슴이 무너지는 것이다
그래, 누가 하늘에서 내려다본다면
나도 개미처럼 까만 점 하나에 불과할 것인데
그런 나를 개미 밟듯 밟아버린다면
누구에게 살인자의 누명을 씌워야 할까
개미 한 마리가 죄 없이 이승을 떠났지만
세상은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다
그래, 오늘 내가 개미처럼 밟혀 죽는다 해도
화사한 봄 풍경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개미의 시체를 창밖으로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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