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을 쏟고는 / 김남극
 박일만  | 2021·02·07 09:12 | HIT : 7 | VOTE : 1 |
쌀을 쏟고는 / 김남극


밥을 안치려다 쌀을 쏟고는 망연히 바라본다

급물살에 고무신 한 짝을 잃고는 해가 지도록 개울물을 바라보던 어린 시절도 그랬다

산감이 된 아버지 산소 근처에 핀 산벚나무꽃을 바라보는 봄밤도 그랬다

망연하다는 게 더 망연해지는 요즘

쌀을 쏟듯 갑자기 나도 모르게 마음을 어딘가에 쏟아놓고 멍하니 앉아 창밖 소나무나 건넌 산 상고대를 보면서

나는 더 망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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